나도 그랬어. PM으로 커리어를 시작하려고 마음먹었을 때, 막막함이 제일 먼저 찾아왔거든. 도대체 PM이 뭔지도 잘 모르겠는데, 주변에서는 다들 ‘요즘 핫하다’고만 하고, 뭘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감조차 안 잡히더라고. 인터넷 검색창에 ‘PM 되는 법’을 수십 번도 더 쳐봤던 기억이 선명해. 그때의 나를 생각하면, 지금 이 글을 읽는 네 마음이 얼마나 불안하고 혼란스러울지 충분히 짐작이 가.
지금이야 10년차 PM으로 나름의 길을 걸어왔지만, 처음부터 이 길을 명확히 알았던 건 절대 아니었어. 오히려 수많은 시행착오와 어설픈 시도들로 가득했지. 돌이켜보면 가장 먼저 나를 괴롭혔던 건 PM이라는 역할의 모호함이었어. 개발자 출신으로서 코드를 짜고 명확한 결과물을 내는 것에 익숙했던 나에게, PM은 마치 ‘제품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만능 해결사’처럼 느껴졌거든. 그래서 처음에는 온갖 기술 스택을 다 알아야 할 것 같고, 디자인 툴도 능숙하게 다뤄야 할 것 같고, 심지어 마케팅 전략까지 꿰뚫어야 한다고 착각했었어. 매일 밤낮으로 강의를 찾아 듣고, 책을 읽고, 주말엔 스터디에 매달리면서 나를 갉아먹었던 것 같아. 그러다 결국 번아웃이 왔고, ‘나는 PM과는 맞지 않는 사람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지. 그때 깨달았어. PM은 모든 것을 완벽하게 아는 사람이 아니라, 각 분야 전문가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그들의 역량을 한 방향으로 모아 제품을 만들어내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에 가깝다는 걸 말이야. 내 강점인 개발 지식을 바탕으로 기술적인 깊이를 가져가면서, 다른 영역은 배우고 협력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더니 훨씬 효율적이더라고. 두 번째로 힘들었던 건 ‘임포스터 신드롬’이었어. 처음 PM으로 포지션을 옮기고 팀에 합류했을 때, 주변 동료들은 이미 노련한 PM들이었거든. 그들이 능숙하게 회의를 주도하고, 복잡한 요구사항을 정리하고, 개발팀과 디자인팀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저렇게 못 할 텐데’ 하는 불안감에 사로잡혔어. 특히 내가 제안한 기능이나 아이디어가 동료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부딪히면, ‘내가 정말 PM으로서 자격이 있을까?’ 하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지. 그때는 내 의견을 내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따르려고만 했어. 그러다 보니 내 역할은 단순히 회의록을 작성하고, Jira 티켓을 정리하는 수준에 머물렀지. 어느 날, 내가 담당하던 작은 기능에서 중요한 버그가 발생했는데, 내가 초기에 발견했음에도 불구하고 ‘내 판단이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제때 보고하지 못해서 문제가 커진 적이 있었어. 그 경험은 나에게 큰 충격이었고, 동시에 중요한 깨달음을 주었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내 관점에서 솔직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아 나서야 한다는 걸 말이야. 그 이후로는 ‘틀려도 괜찮다, 다만 배우고 개선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임하게 됐어. 작은 성공들을 쌓아가면서 점차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어. 그리고 이 길을 걸으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건, 결국 ‘사람’이라는 점이었어. PM은 끊임없이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해야 하는 직업이잖아? 개발자, 디자이너, 마케터, 영업팀,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사용자에 이르기까지. 나는 처음 PM이 됐을 때, 문서만 잘 쓰고 논리적으로 설명하면 모든 일이 해결될 거라고 생각했었어. 완벽한 기획서와 상세한 요구사항 정의서만 있으면 개발팀이 알아서 척척 만들어줄 거라 믿었지. 그런데 현실은 전혀 달랐어. 내 기획서를 개발팀은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어렵다고 하고, 디자인팀은 사용자 경험을 해친다고 반대하고, 영업팀은 시장성이 없다고 불평하는 일이 다반사였거든. 한 번은 내가 야심 차게 기획했던 기능이 있었는데, 개발팀과 충분히 논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진행했다가, 결국 개발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기술적 난관에 부딪혀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결국 폐기될 위기에 처한 적도 있었어. 그때 나는 비로소 깨달았어. PM의 역할은 단순히 아이디어를 내고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각 팀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들의 어려움에 공감하며, 때로는 중재자 역할을 통해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최적의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걸. 그 이후로는 회의실 밖에서 동료들과 커피 한 잔 하면서 사적인 이야기를 나누거나, 퇴근 후 가벼운 술자리를 통해 팀원들의 고충을 듣는 시간을 더 많이 가졌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가 쌓이니까, 자연스럽게 업무 효율도 올라가고 문제 해결도 훨씬 쉬워지더라고. PM으로 커리어를 시작하는 건 분명 쉽지 않은 도전일 거야. 하지만 네가 가진 잠재력과 열정이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중요한 건 계속 배우고, 시도하고,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너를 만들어가는 용기니까. 이 길의 선배로서, 늘 네 옆에서 응원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