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연차가 쌓이기 전에는 매일 밤 이불 속에서 '내가 정말 잘하고 있는 걸까' 고민하며 눈물을 흘리곤 했어. 모든 데드라인이 내 어깨에 걸려 있는 것 같고, 메이커들의 피로감마저 내 잘못인 것만 같아 숨이 막혔거든. 번아웃은 소리 없이 찾아와서 내 영혼을 야금야금 갉아먹더라고.
1. "내가 안 하면 망한다"는 착각
PM 3년 차쯤 되었을 때였나, 정말 중요한 신규 서비스 론칭을 앞두고 있었어. 개발 일정은 밀리고, 디자인 수정은 끝이 없고, 마케팅 부서에서는 계속 독촉이 왔지. 그때 나는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여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병목이 되기를 자처했어. 주말에도 슬랙 알림을 1분마다 확인하고, 새벽에도 메일을 보냈지. 내가 조금만 쉬어도 프로젝트가 공중분해 될 것 같았거든. 하지만 결과는 프로젝트 성공이 아니라, 내 몸과 마음의 붕괴였어. 어느 날 아침, 출근하려고 신발을 신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지며 발이 움직이지 않더라고.
2. 내 감정의 '잔여 용량'을 확인하는 법
그때 깨달았어. 번아웃은 단순히 '일이 많아서' 오는 게 아니라, 내 마음의 배터리가 방전되었는데도 계속 충전기를 꽂지 않아서 생기는 '에너지 고갈'의 문제라는 걸 말이야. 10년 차 PM이 된 지금은 내 감정의 잔여 용량을 수시로 체크하며 나만의 방어벽을 세우고 있어.
- 슬랙 알림 끄기: 퇴근 후와 주말에는 과감하게 업무 채널 알림을 꺼두기 시작했어. 처음엔 엄청 불안했지만, 세상은 생각보다 내가 없어도 잘 돌아가더라고.
- '아니오'라고 말할 용기: 무리한 일정 요구에는 투명한 데이터를 근거로 거절하거나 일정을 조율하는 법을 배웠지. 신뢰를 바탕으로 한 거절은 오히려 전문성을 보여주더라고.
- 감정의 경계선 긋기: 회사에서의 나와 일상에서의 나를 철저히 분리하기 시작했어. 퇴근 후에는 온전히 나만을 위한 취미에 집중했지.
3. 완벽한 제품보다 중요한 건 건강한 나
지금 돌아보면, 내가 무너지면 결국 제품도 무너진다는 진리를 너무 늦게 알았던 것 같아. 내가 지쳐서 예민해지면 팀원들과의 소통에 날이 서고, 결국 의사결정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하게 되더라고. 아무리 위대한 프로덕트 론칭도 내 몸과 마음을 갈아 넣을 만큼 가치 있지는 않아. 팀원들이 의지할 수 있는 단단한 PM이 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나 자신을 돌보는 것이었어.
💬 승현의 한마디 PM의 가장 중요한 역량은 '회복탄력성'이야. 흔들리지 않는 게 아니라, 흔들려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힘이지. 그러기 위해선 네 감정의 배터리가 방전되기 전에 반드시 너만의 '충전 시간'을 확보해야 해. 오늘도 혼자서 많은 짐을 지고 끙끙 앓고 있다면, 잠시 노트북을 덮고 깊은숨을 한번 쉬어봐. 네가 건강해야 네가 만드는 서비스도 건강해질 수 있다는 걸 꼭 기억했으면 좋겠어. 언제나 네 뒤에서 묵묵히 응원하고 있을게.